성경말씀2

제76장 도피성의 신비: 성전사와 구원의 반복, 그리고 예언의 성취
운영자 21-09-04 15:42 2,776 hit

1. 도피성 제도의 영적 의미와 구조

모세 당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단강 동편(이방 지역)과 서편(가나안 땅)에 각각 3개씩, 총 6개의 도피성을 세우라고 명령하셨다(민수기 35:13-15; 여호수아 20장). 도피성은 단순한 법적 피난처가 아니라, 부지중에 죄를 범한 자도 하나님의 자비와 보호 아래로 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구원의 상징적 제도였다.


2. 요단강 서편의 3개 도피성, 성전 건축의 예표

요단강 서편, 즉 약속의 땅 가나안에 세워진 3개의 도피성(게데스, 세겜, 헤브론)은 이스라엘 민족의 성전사에서 세 번 반복된 성전 건축과 봉헌의 영적 패턴을 상징한다. 


첫 번째 성전(솔로몬 성전): 다윗 왕이 전쟁 없는 시대를 예비하고,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이스라엘 최초의 성전을 완공했다(열왕기상 6~8장). 이 시기는 이스라엘이 정치적·영적으로 모두 독립을 이루고, 여호와의 임재가 충만히 임한 전성기였다. 하나님께서 성전 가운데 영광을 나타내시고, 이스라엘의 민족적 정체성과 하나님의 언약이 완전하게 구현된 시기다.


두 번째 성전(스룹바벨 성전): 주전 586년 바벨론 침공으로 솔로몬 성전이 파괴되고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다. 이후 페르시아 왕 고레스의 칙령(에스라 1장)에 따라 유다 백성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하여 지도자 스룹바벨의 인도로 성전을 재건했으나(에스라 3~6장), 이 시기는 정치적 독립 없이 페르시아, 헬라 등 열강의 지배 아래 있었고 성전의 영광과 규모도 이전에 미치지 못하는 미완성의 성전에 머물렀다(학개 2:3). 즉, 회복은 되었으나 진정한 자주와 영적 완성에는 이르지 못했다.


세 번째 성전(하스모니아 성전): 기원전 2세기, 셀레우코스 왕조 안티오코스 4세가  예루살렘 성전을 모독하고 제우스 신상을 세우며 유대인들에게 우상 숭배를 강요했다(다니엘 11:31). 이에 유다 마카비를 중심으로 한 마카비 가문의 봉기가 일어나 더럽혀진 성전을 정화하고 다시 봉헌했다. 이 사건이 바로 수전절(하누카, 요한복음 10:22)의 기원이 되었다. 이 시기에 하스모니아 왕조가 세워지며, 이스라엘은 바벨론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종교적 독립을 회복했고, 성전 역시 완전히 새롭게 재건·봉헌되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세 번째 성전의 완공과 민족의 독립이라는 이중적 성취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처럼 요단강 서편의 세 도피성은 이스라엘의 성전이 완성, 파괴와 미완성의 재건, 다시 정화와 독립의 완성에 이르는 세 번의 결정적 성전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예표한다 할 수 있다.


3. 육적 성전사와 영적 교회사의 반복

이러한 이스라엘의 성전사는 신약 시대에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역사로 세워지는 영적 이스라엘의 성전사로 반복된다. 


첫 번째 영적 성전(초대교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함으로써(사도행전 2장) 제자들과 성도들의 공동체가 최초의 교회, 영적 성전으로 세워졌다. 이 교회는 사도들의 가르침과 성령의 능력 안에서 초대 공동체의 순수성과 거룩함을 유지하며,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임을 스스로 자각하는 새로운 언약의 시대가 열렸다(고린도전서 3:16).


두 번째 영적 성전(중세 타락과 종교개혁):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는 점차 제도화와 세속화에 물들어 성령의 임재를 상실하고, 중세 가톨릭의 타락과 교권 중심의 종교 암흑기에 빠지게 된다. 종교재판, 마녀사냥 등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핍박받는 영적 바벨론 포로 생활과 같은 시대가 도래했다. 이때 루터, 칼뱅 등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믿음과 성경, 그리고 은혜의 복음으로 돌아갈 것을 외쳤고, 이 개혁 운동은 마치 바벨론 포로기에서 귀환하여 스룹바벨의 인도로 성전을 재건했던 이스라엘의 역사와 평행을 이룬다. 그러나 이 시기의 교회 역시 여전히 세속 권력과 결탁하거나 불완전한 개혁에 머무르며 영적 독립과 완성을 이루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세 번째 영적 성전(최후의 성전 재건): 성경의 예언(계시록 11장)에 따르면 세상 마지막 때, 두 증인이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을 통해 영적 성전을 재건하고 마침내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시는 완전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 이 온전한 세 번째 성전은 과거 이스라엘의 하스모니아 성전과 같이 외적·내적 독립과 순수한 신앙, 하나님의 임재가 완전히 회복되는 최종적 구속사의 완성으로 드러난다.


이와 같이 구약의 성전의 역사가  신약과 교회사의 흐름 속에서 세 번에 걸친 영적 성전의 반복과 갱신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계시록의 예언처럼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와 온전한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4. 도피성과 시온, 그리고 구원의 완성

도피성은 단순히 우발적 살인자를 보호하는 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성경 전체의 맥락에서 볼 때, 도피성은 시온 곧 하나님의 임재와 구원의 중심의 그림자(모형)로 제시된다. 시편은 “여호와께서 시온을 택하시고 자기 거처를 삼으셨다”(시편 132:13-16)고 선포하며, 이사야도 “시온으로 돌아오는 자, 곧 구속받은 자들이 기쁨으로 시온에 돌아오며 영원한 즐거움을 그들의 머리 위에 얻으리라”(이사야 35:10)고 말한다. 즉, 시온은 하나님이 친히 임재하시고, 죄인이 안전하게 도피해 참된 구원을 누리는 영원한 피난처임을 뜻한다. 이와 같이, 요단강 동편(이방 지역)과 서편(가나안 본토)에 각각 3개씩 세워진 도피성은 단지 지리적 균형이나 법적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이 시간과 공간, 민족의 경계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주어질 것임을 예언적으로 상징한다. 구약에서의 도피성(육적 이스라엘의 피난처)과 신약에서의 시온, 곧 영적 이스라엘(교회, 성도들의 영적 도피처)은 모두 “하나님의 성전”이자 “죄인이 피하는 유일한 구원의 집”임을 보여준다.


특히, 요단강 서편의 3개 도피성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반복된 세 차례의 성전 재건(솔로몬 성전, 스룹바벨 성전, 하스모니아 성전)을 예표하고, 신약 시대 교회사의 3단계(초대교회, 종교개혁, 마지막 완전한 교회/성전) 역시 동일한 구원의 패턴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도피성 제도는 하나님의 구원이 육적·영적 이스라엘 모두에게 세 번의 결정적 갱신(성전 재건과 교회의 회복)으로 역사 속에 실현될 것임을 예언적으로 드러내는 구속사의 패턴인 것이다. 결국, 도피성=시온=성전=구원의 집이라는 성경의 일관된 메시지는 누구든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피하는 자가 진정한 생명과 영원한 안전을 얻는다는 강력한 복음의 그림자로 남게 된다.


5. 결론: 예언의 성취, 그리고 완전한 성전

결국 도피성 제도와 성전의 반복적 건축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이 시대와 민족을 넘어 육적·영적 이스라엘 모두에게 세 차례에 걸쳐 완성되어감을 예언하는 구속사의 강력한 메시지다. 도피성, 곧 시온은 최종적으로 하나님이 친히 통치하시는 온전한 성전, 영원한 피난처로 인류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늦은비성령 하나님의 나라

COPYRIGHT (C) GODNAR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