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전에서 지성소는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가장 거룩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 지성소는 두꺼운 휘장에 의해 성소와 완전히 분리되어,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경계로 작용했다. 대제사장도 1년에 단 한 번, 대속죄일에만 이 휘장을 넘어 지성소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결국 휘장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자, 하나님의 임재를 감추는 상징이었다.
히브리서 저자는 성전 구조와 제사를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히브리서 8:5)로 설명한다. 즉, 지상 성전의 모든 기명과 제사는 장차 오실 메시아, 곧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실물 교훈이다. 특히 지성소를 가리는 휘장은 장차 예수님께서 육체로 오실 것을 예표하는 상징적 장막이었다.
신약 성경은 이 휘장을 예수님의 육체에 비유한다.
(히브리서 10:20)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
예수님의 육체는 곧 하나님의 임재(지성소)를 감추는 휘장이었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죽으실 때,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찢어졌다(마태복음 27:51). 이는 단순히 인류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를 넘어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분 안에 감추어져 있던 하나님의 신성이 인류 앞에 드러났음을 뜻한다. 즉, 휘장(육체)이 찢어진 것은 예수님의 인성과 죽음을 넘어, 하나님의 본체가 명확히 계시된 사건이다.
예수님은 부활을 통해 자신이 곧 하나님임을 스스로 증거하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도마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한 것(요한복음 20:28)은, 예수님의 신성이 더 이상 감추어지지 않고 인류 앞에 완전히 드러났다는 신학적 선언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성전의 휘장은 예수님의 육체를 상징하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 안에 감추어졌던 하나님의 신성이 인류에게 완전히 계시되었음을 의미한다. 휘장이 찢어진 것은 예수님의 육체를 통해 하나님의 본체가 세상에 드러난 결정적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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