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는 단순히 1세기 소아시아에 실존했던 교회들에 대한 경고로 끝나지 않는다. 계시록의 메시지는 당시의 교회를 넘어서, 초대교회 이후 성령이 떠난 모든 타락한 교회, 곧 영적 바벨론이 된 모든 신앙 공동체에 적용되는 예언적 경고이자, 시대를 초월한 신학적 지침이다.
특히 일곱 교회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악의 본질이 바로 니골라당(Nicolaitans)이다. 성경에서 ‘니골라’(Νικόλαος)는 “백성을 정복하는 자”라는 뜻으로, 사도행전 6장 5절에 등장하는 일곱 집사 중 한 명인 니골라에게서 유래했다고 초대 교부들은 주장했으나, 니골라 집사가 이단의 시조라는 성경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인물의 유래가 아니라 니골라당의 사상과 행태이다.
니골라당의 교훈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은혜를 구실로 한 도덕적 방종: 니골라당은 “예수만 믿으면 이미 구원을 받았으니, 율법이나 도덕적·윤리적 행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신앙을 ‘면허’ 삼아 각종 죄와 부도덕을 정당화하는 방종한 삶으로 이어졌다.
• 신앙과 행위의 분리: 이들은 “마음(영혼)이 하나님을 믿으면, 육체로 무슨 죄를 짓든 구원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여, 믿음과 일상 행위를 철저히 분리하는 이원론적, 반율법주의적 태도를 퍼뜨렸다. 그 결과 신앙인이면서도 양심의 가책 없이 거짓, 사기, 폭행, 간음, 이혼 등 사회적 죄를 저질러도 “구원은 확정됐다”고 자기 합리화를 한다.
• 우상숭배와 음란의 합리화: 계시록 2장(2:14~15)에서 니골라당의 교훈은 ‘우상의 제물을 먹고, 음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당시 이방 종교의 우상 제사나 음란한 풍습을 신앙생활과 병행해도 된다고 가르쳤다. 즉, 외적 신앙 행위와 세속적 쾌락이 양립 가능하다는 식의 극단적 혼합주의(혼합 신앙)를 조장했다.
• 회개와 윤리적 자기성찰의 실종: 니골라당은 스스로의 죄와 타락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회개할 필요조차 부정한다. 양심에 화인을 맞은 상태로, “구원은 이미 결정됐으니 아무리 악을 행해도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향은 단순히 고대 이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니골라당적 특징을 여실히 드러내는 집단이 바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안상홍‧장길자 일파)다. 안상홍 교주는 이웃집 여성이었던 장길자와 은밀히 결혼하고, 신도들은 이러한 자들을 하나님으로 숭배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시한부 종말론을 퍼뜨려 신도들에게 사기를 치고,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주며, 탈퇴자나 비판자를 집단 폭행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스스로의 잘못된 행위와 범죄를 합리화하며 “자신들은 선택된 사람”이라는 허구적 신념으로 악을 정당화했고 이 땅의 선한 행위는 구원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니골라당의 교훈, 즉 “구원은 이미 결정되었으니 아무리 악을 행해도 상관없다”는 사고방식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계시록 일곱 교회의 예언은 특정 시대나 교회에 국한된 메시지가 아니다. 니골라당의 교훈이 존재하는 모든 곳, 즉 구원을 방종과 자기합리화로 바꾸는 곳, 거짓과 우상이 득세하는 곳, 양심의 화인이 사라진 곳이야말로 오늘날의 영적 바벨론, 곧 사탄의 왕좌가 자리한 교회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는 일곱 교회의 경고를 내 신앙, 우리 시대에 적용하여 참된 믿음과 도덕, 그리고 진리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이것이 계시록의 예언이 오늘을 사는 모든 신앙인에게 던지는 최종적 경고이자, 영적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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