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네 생물’이라는 네 가지 형상이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에스겔서와 요한계시록에 모두 등장하는 이 네 생물은 하나님을 섬기는 영적 존재로, 모습은 사자·독수리·사람·소로 묘사됩니다(겔 1:10, 계 4:7). 이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을 때 거의 한몸처럼 움직이며 “거룩하다 거룩하다”라는 찬양을 쉬지 않고 드립니다. 이 네 생물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지상에 세워진 솔로몬 성전의 구조와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솔로몬이 지은 성전에는 ‘물두멍(큰 대야)’이 있었습니다(왕상 7장). 제사장들이 성전에서 손과 발을 씻을 때 쓴 이 물두멍은 단순한 대야가 아닙니다. 물두멍 아래에는 네 개의 바퀴가 달려 있었고, 그 바퀴와 받침대 주변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사자·소·천사(혹은 사람) 모양이 새겨져 있었습니다(왕상 7:27–36).
이 물두멍은 하늘 성전을 본뜬 지상의 모형 중 하나였습니다(히 8:5). 즉, 이 물두멍과 네 바퀴, 그리고 네 생물 모양 조각은 모두 하늘 성전에서 벌어지는 영적인 일을 예고하는 그림 같습니다. 특히 물두멍이 놓인 네 바퀴와 그 위를 둘러싼 사자·소·사람·천사 형상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질 구원과 하나님의 임재를 미리 보여 주는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전에서 물두멍에 담긴 물은 제사장들이 손과 발을 씻는 데 쓰였습니다. 이 물을 통해 제사장들은 외적으로 깨끗해졌지만, 더 깊은 의미는 ‘죄와 부정함, 내면의 더러움까지 씻어 주는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합니다.
에스겔 36장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깨끗한 물을 뿌려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그리고 새 영(성령)을 너희 안에 두어 하나님의 뜻을 따르게 하겠다”고 약속하십니다(겔 36:25–27). 스가랴 13장도 “죄와 부정함을 씻어 주는 샘”이 열려, 다윗의 집과 예루살렘 주민을 정결하게 할 거라고 말합니다(스크 13:1).
결국 물두멍은 단순히 몸을 씻는 도구가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 오실 성령의 역사와,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 마음이 깨끗해지는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기구였습니다.
물두멍을 받치고 있는 네 바퀴 옆에는 사자·소·사람·천사(혹은 독수리) 형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단지 장식이 아니라, 예수님을 알리기 위해 기록된 네 복음서(마태·마가·누가·요한)를 상징합니다.
사자(마태복음):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 줍니다.
소(마가복음): 섬김과 희생의 종으로 오신 예수님을 강조합니다.
사람(누가복음): 예수님의 온전한 인간성과 자비를 드러냅니다.
독수리/천사(요한복음): 하늘로부터 오신 하나님의 아들로서 예수님의 신성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네 복음서는 예수님의 다양한 모습(왕, 종, 인간, 하나님)을 각각 다른 관점에서 기록함으로써 예수님의 구원 사역을 온전히 증언합니다. 또한, 복음서 자체는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죄와 부정을 씻어 주시는 복음의 능력을 전해 주는 성령의 도구입니다. 네 생물이 하나님 보좌 앞에서 찬양하듯, 네 복음서 저자들도 성령의 인도를 받아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증언했습니다.
에스겔서에 나타난 것처럼, 성령이 임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복음서 말씀을 통해 내 죄를 깨닫고 회개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선악을 배워서 진정으로 돌이켜 마음을 정리할 때, 성령께서 우리 안에 오십니다. 그렇게 성령이 임하여야 비로소 하나님 성전인 하늘 보좌에 나아갈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요한계시록에서 네 생물은 하나님 보좌 곁에서 끊임없이 “거룩하다 거룩하다”를 외칩니다(계 4:8). 이처럼 네 생물은 예수님을 가장 깊이 알고 찬양하는 존재입니다. 마찬가지로, 네 복음서 저자들도 성령의 인도 아래 예수님을 다양하게 증거했기에, 예수님을 온 마음으로 찬양할 수 있었습니다.
네 생물이 실제로 사자·소·사람·독수리 모습으로 천국에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형상들은 지상에서 예수님을 전했던 네 복음서 저자들의 사역과 찬양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려는 그림입니다. 곧, 예수님을 왕으로 믿고(마태), 종으로 섬기며(마가), 인간의 모습으로 긍휼을 베푸시고(누가), 하늘의 아들로 오신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낸다는 의미입니다(요한).
이런 상징을 통해 성경은 구약의 성전 구조가 신약의 복음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물두멍과 네 바퀴, 네 생물 모양은 모두 하나님의 계획대로 예수님의 구원이 온 세상에 전해지고, 그 구원을 통해 우리 마음이 성령으로 정결해진다는 사실을 알리는 영적 그림입니다.
솔로몬 성전의 물두멍과 그 아래 네 바퀴, 그리고 사자·소·사람·천사(독수리)의 네 생물 형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통해 죄와 더러움이 깨끗이 씻겨지는 구원의 진리를 미리 보여 준 상징입니다. 또한, 네 생물 형상은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님을 왕·종·인간·하나님으로 증거함으로써 예수님의 구원의 완전함을 드러낸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즉, 물두멍과 네 바퀴, 네 생물은 구약 성전 구조가 신약 복음서로 어떻게 이어져 오는지를 한눈에 보여 주는 예언적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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