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기서 4장은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 곧 마지막 심판(극렬한 풀무불 같은 날)이 임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선지자 엘리야”를 보내실 것이라 예언한다(말 4:5). 엘리야의 사명은 멀어진 자녀들의 마음을 아버지께,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들에게로 돌이키는 것(말 4:6)이다. 이 관계의 단절은 죄에서 비롯되며, 엘리야의 사명은 회개를 통해 하나님과 백성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있다.
말라기서 4장의 엘리야 예언은 2천년 전 예수님의 길을 예비한 침례 요한을 통해 먼저 부분적으로 성취된다. 침례 요한은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눅 1:17) 이스라엘 백성에게 나타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외치며 광야에서 강력한 회개 운동을 이끌었다(마 3:1–3). 천사는 요한의 탄생을 예고할 때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 거역하는 자를 의인의 슬기에 돌아오게 하리라”고 말하여(눅 1:16–17), 말라기 예언이 요한을 통해 실현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예수님 또한 “만일 너희가 즐겨 받을진대 오리라 한 엘리야가 곧 이 사람이니라”(마 11:14)라고 하시며, 침례 요한이 바로 말라기서가 예언한 엘리야임을 확인해 주셨다. 그러나 이 성취는 이스라엘 민족을 대상으로 한 부분적 성취에 그쳤다. 이스라엘의 전체적인 회복, 전 인류의 회개, 그리고 세상 끝날의 심판과 하나님의 나라의 완성은 아직 남아 있었다. 따라서 말라기 예언의 완전한 성취는 침례 요한의 사역을 넘어 종말의 시대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성경 전체의 예언적 메시지다.
성경은 이 예언이 세상 끝날에 완전히 성취될 것임을 예고한다. 종말이 가까워질수록, 엘리야의 사명처럼 강력한 회개운동이 일어나고, 엘리야의 상징인 불말과 불수레의 승천(왕하 2:11)도 영적으로 재현된다.
계시록 11장은 엘리야 예언의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성취가 두 증인을 통해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두 증인은 종말의 마지막 시대에 나타나 하나님의 권세를 받아 “1,260일간 굵은 베옷을 입고 예언한다”(계 11:3). 그들의 사명은 엘리야처럼 하늘을 닫아 비가 오지 못하게 하고, 온갖 재앙을 땅에 내리는 권세를 행사하는 것이다(계 11:6). 이들은 세상과 거짓 권세, 타락한 종교 세력과 대결하며 하나님의 참 진리를 증거한다. 두 증인은 세상의 권세자들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3일 반 후 “하나님께로부터 생기가 그들 속에 들어가매 그들이 발로 일어서고”(계 11:11),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려진다(계 11:12). 이 부활과 승천은 엘리야의 승천(왕하 2:11)과 연결되며, 말라기서의 엘리야 예언이 종말에 완전히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두 증인의 승천 직후, 큰 지진과 심판이 뒤따르며(계 11:13), 이 사건을 목격한 많은 사람들이 비로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회개하게 된다. 이로써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고(계 11:19),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가 시작된다(계 11:15).
말라기서의 엘리야 예언과 계시록의 두 증인 사건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침례 요한을 통해 시작된 회개의 역사는, 마지막 시대 두 증인의 사역과 부활, 승천을 통해 절정에 이른다. 두 증인의 승천이라는 초월적 사건을 통해, 마침내 사람들은 진정한 회개와 하나님께로의 진심어린 복귀를 경험한다(계 11:13). 이 회개의 결과로 하늘 성전이 열리고, 세상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로 전환되는 구속사의 절정이 이루어진다(계 11:15, 19). 죄로 인해 멀어진 자녀들과 아버지(하나님)의 마음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회복이 성취된다(말 4:6). 결국, 두 증인의 사역과 승천, 그 이후의 회개가 하나님 나라의 시작점이자, 모든 인류와 하나님의 마음을 완전히 회복하는 마지막 영적 전환점이 된다. 이것이 엘리야에 대한 성경 예언의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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