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규정하신 율법적 절기와, 이스라엘 민족이 역사적 구원 사건을 기념하며 정한 민족절기가 존재한다. 율법적 절기는 유월절, 무교절, 초실절, 오순절, 나팔절, 속죄일, 초막절 등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지상 성전에서 지키라고 명하신 절기다. 그러나 이 모든 절기는 단지 과거의 의례가 아니라 하늘 성전의 실체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속사의 순서대로 친히 성취하실 일에 대한 “그림자”였다(골 2:16–17, 히 8:5). 예수님은 안식일, 유월절, 초막절 등 율법적 절기의 예언을 하나하나 완성하시며, 십자가의 희생, 부활, 성령 강림, 그리고 영원한 안식까지 구원의 역사를 성취하셨다.
율법적 절기는 신학적으로 메시아의 구속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절기 | 구약의 의미 | 신약에서의 성취와 예언 | 역사적 배경 |
---|---|---|---|
유월절 | 이집트 탈출, 해방(출 12:1–14) | 예수님, 유월절 어린양으로 희생(고전 5:7) | BC 13세기 출애굽 |
무교절 | 고난, 이집트 탈출 직후의 속전(출 12:15–20) | 예수님 죽음, 무덤의 기간(고전 10:1–2) | 광야 도주(출애굽 직후) |
초실절 | 첫 곡식 수확, 첫 열매(레 23:9–14) | 예수님, 죽은 자 가운데 첫 부활(고전 15:20) | 농경사회, 첫 수확을 하나님께 바침 |
오순절 | 수확의 완성(레 23:15–21) | 부활 성도들의 첫 부활(마 27:52–53) | 출애굽 50일 후 시내산 율법 수여 |
나팔절 | 새해, 영적 각성(레 23:23–25) | 승천 후 제자들의 회개와 기도(행 1:14) | 바벨론 포로기 귀환의 예언적 시작 |
속죄일 | 대속죄, 전 민족적 회개(레 23:26–32) | 예수님의 승천 후 하늘 성소에서의 중보(계 12:9) | 희년과 속죄일, 사단의 정죄 |
초막절 | 광야 생활 기념, 임시 처소(레 23:33–43) | 성령 강림, 성도 각자 몸이 성전됨(고전 3:16) | 천국의 예표 |
민족절기인 부림절은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된 후 페르시아 제국의 아하수에로(크세르크세스 1세) 왕 시대에 하만의 음모로 모든 유대인이 멸망할 위기에 처했던 역사에서 유래했다(에스더 3–9장). 하만은 모르드개와 유대인 전체를 말살하려 “제비(푸르)”를 뽑아 그 날을 정했으나, 에스더 왕비가 죽음을 각오하고 왕 앞에 나아가 하만의 음모를 밝힘으로써 이스라엘 민족은 구원을 얻게 된다. 이 구원 사건을 기념하여 “부림절(푸림)”이 제정되었다. 이 부림절의 역사는 예수님 이후 교회사에서도 반복된다. 가톨릭 교황권은 중세 종교재판과 마녀사냥 등으로 참된 신앙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들을 핍박했고, 루터와 칼뱅 같은 종교개혁자들이 “죽으면 죽으리라”는 믿음으로 진리의 개혁을 외쳤다. 이들의 개혁과 희생을 통해 교회는 영적 해방과 구원을 경험했다. 즉, 부림절은 신실한 소수의 결단과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이 반복된다는 예언적 원리를 담고 있다.
수전절(하누카)은 이스라엘의 하스모니아 독립왕국 탄생 직전, 가장 암울한 위기 속에서 주어진 하나님의 기적을 기념하는 절기다. BC 170년경 안티오코스 4세가 예루살렘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성전을 더럽히며 우상숭배를 강요하자, 유다 마카비가 봉기를 일으켜 3년 6개월 동안 시리아 군대와 싸워 마침내 성전을 탈환한다. 성전 정화 과정에서 하루치 성유만 남았지만 새 성유를 만드는 8일 동안 등불이 꺼지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 사건을 기념하여 8일간 촛불을 밝히는 수전절이 제정되었고, 아홉 번째 촛불은 다른 촛불에 불을 옮기는 “샤마쉬(섬기는 촛불)”의 역할을 하며 이 절기는 “빛의 축제”로 불리게 되었다. 수전절이 되면 온 이스라엘의 창문마다 등불이 환하게 켜진다.
이 수전절의 역사는 예수님 이후 교회사의 마지막 시대, 즉 하나님의 나라 도래와 예언적으로 평행한다. 유다 마카비가 더럽혀진 성전을 회복한 것처럼, 마지막 시대에는 계시록의 두 증인이 타락한 교회들과 싸우고 부활과 승천으로 온 인류의 회개와 하늘 성전의 열림을 이끈다(계 11:11–19). 수전절의 9개의 촛불(하누카 등잔대)은 계시록의 일곱 교회에 대한 일곱 촛대(계 1:20)와 두 증인에게 주어진 두 촛대(계 11:3–4)를 합쳐 총 9개의 촛대와 예언적으로 연결된다. 수전절은 온 세상이 “빛”으로 가득 차는 축제이며, 성경 또한 마지막 시대에 “일곱 날의 빛과 같이” 세상이 환하게 될 것을 예언한다(사 30:26).
하나님의 절기와 민족절기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마지막 시대까지 구속사와 예언의 시간표로 이어진다. 특히 수전절의 빛, 그리고 계시록의 두 증인을 통한 성전의 회복은 세상 끝날, 하나님의 나라 도래와 영원한 빛의 회복을 예표한다. 이 절기와 역사의 흐름을 통해, 성경의 예언과 하나님의 구속사가 어떻게 실체로 성취되는지를 우리는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COPYRIGHT (C) GODNARA. All RIGHTS RESERVED.